나는 보통 2년마다 전세집 이사를 다녔고, 20년 3월 두 번째로 살던 집 전세 계약이 만료되어서 이사를 가게 되었다.
처음 이사할때는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는데(집주인이랑 부동산 잘 만나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지!), 이 때는 그렇게 힘들었던 기억은 없는 거 같고 오히려 새 집 장만하는 기분이라 더 좋았던 거 같다.
수원에서 혼자 살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짐이 없었지만, 자취를 오래 하다 보니 짐이 점점 늘어났다. 혼자 이삿짐 정리를 하는데 하루 종일 걸렸던 거 같다.
2년간 정들었던 집을 막상 떠나려니 많이 아쉬웠다. 조금 좁긴 하지만 아늑했고, 보일러 잘되고 수압 좋고 씨끄럽지도 않고~ 무엇보다도 회사까지 버스 타고 10분이면 간다. (집주인 하고 부동산 아주머니도 좋으신 분들 이어서 이사 오고 나갈 때도 편했었다)
짐 옮기는데에도 엄청난 시간이 걸렸었지.
회사 후배 중 퇴사한 놈이 한 명 있는데 하는 거 없이 놀고 있다고 그래서 불렀다. 다행히도 그 친구 덕분에 편하게 짐을 옮길 수 있었다.
그 친구 차가 모닝이라서 10번 이상은 왔다 갔다 해야 했고, 그 덕분(?)에 이사 첫날부터 새 집으로 가는 길은 다 외웠다.
짐을 다 옮기고 나서는 깨끗하게 대청소를 했다. 바닥부터 창틀, 싱크대, 화장실까지~ 다음 사람이 바로 와서 쉴 수 있을 정도로 해놨다.(내 기준에서는!)
이 집에 처음 이사 왔을 때 벽과 화장실 타일에는 곰팡이, 세면대 손잡이 부터 샤워기까지 녹이 슬어있었고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. 이 집에 원래 머물고 있던 사람이 청소를 제대로 해놓지 않고 간 것이었다. (부동산 계약할 때 옆에서 얘기하는 것을 들었는데, 자신들이 이사 갈 집에도 청소가 안되어 있으니 자기들도 청소를 제대로 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거 같던데...... 어후)
첫 이사 날(위 사진에 있는 집으로 이사 온 날)에는 매우 힘든일이 많았고 몸도 마음도 지쳐있을대로 지쳐있는 상태에서, 새로 들어온 집이 지저분 한 것을 보니까 한숨만 나오더라.
하지만 이 집에 이사온 첫날 주인아저씨, 아주머니께서 직접 다 청소를 해주고 가셨었다.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.
이사라는 게 엄청 고되고 힘든 일이라는 걸 자취를 하면서 직접 해보니까 알겠더라.
그래서 짐 이동이 끝나고 나서 다음에 들어올 학생을 위해(학생인지는 모르겠는데 젊은 청년이었다) 나름 신경을 써서 청소를 했다. 조금이라도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이 집에 들어와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.
아! 그런데 이날 새로 내가 이사 간 집은 또 더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짜증지대로다
이사를 마치고 나서 나를 도와준 후배와 저녁식사를 했다.
집근처에 먹자골목이!
맘에 든다! 집에서 좀만 나가면 먹거리촌이 있다. 한 바퀴 둘러봤는데 가보고 싶은 집이 몇 개 있더라.
꼭 한 번씩 다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~ 진짜로 가보고 싶은 곳 다 가봤다. 저 지역에 있는 음식점들 중 60% 이상은 가본 거 같은데 ㅋㅋ
무려 한돈이다!
이사가 끝나고 나서, 후배가 고기 먹고 싶다고 해서 고기 사줬다. 수입산 아니고 국산 돼지로다가!
이사 온 동네 근처에 있는 고깃집으로 왔는데, 차림상도 잘 나오고 고기 맛도 좋더라~! 그런데 좀 비싸긴 했다. 이 날은 피곤해서 뭐 술도 많이 먹지 않았고 간단하게 저녁만 먹고 헤어진 거 같다.
이사는 끝난 것이 아니다! 이제 새로운 집을 꾸며야 하는데......
이 전집에는 풀옵션!이라서 가전이 하나도 필요 없었지만, 새로 이사 온 집에는 옵션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ㅠ_ㅠ
세탁기, 에어컨, 식탁 같은 것들을 다 사야만 했고 내 통장 잔고는 반토막이 났다. (에어컨 설치비 더럽게 비싸다)
토스트기랑 커피메이커는 사보고 싶었다. 집에 저런 거 있으면 뭔가 멋있잖아.
이후로 한동안은 새 집 단장하는데 정신없이 보냈던 거 같다.
토스트기 산 기념으로 아침에 빵에 빠다좀 발라 먹었다. 빵도 조금 탄 거 같고 일회용 접시라니. 참 없어뵈이지만 컵수프에 빵이랑 같이 먹으면 진짜 맛있다.
이사 온 후로 한동안 토스트기를 애용했지만 몇 주 못 갔다(지금은 토스트기에 먼지만 쌓여있다). 매일 그냥 찌개에다가 밥 말아먹고 출근한다. 역시 쌀밥이 최고다.
이사를 했으면 또 집들이를 해야지! 지금 이사 온 집은 투룸이라 방이 무려 2개나 된다!!!!
근처에 있는 친구들 불러다가 작은 방에서 배달음식 시켜놓고 소소하게 집들이를 했다. 이 날 집들이 선물로 AI스피커, 모닝케어 한 박스, 진라면&짜파게티 한박스 등등 많이 받아서 신났다 ㅋㅋㅋ
이 날 술을 많이 먹었는데 기억이 나는 건 마지막에 서로 막 뻥튀기 던지다가 잠든 거 같다. 뻥튀기는 왜 던지기 시작했을까......